"대미 관세 25%수준 타결 전망…이유는 캐나다·멕시코 때문"
한미 양국이 '2+2(재무·통상) 협의'를 통해 오는 7월 초까지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 폐지 등과 관련한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대략 25% 관세 수준에서 합의가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CBS '이철희의 주말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통상 협의에 대해 "잘되는 시그널이라기보다는, 원칙적인 합의만 한 것 같다"면서 "관세를 꼭 없애보겠다는 게 아니고 그런 노력을 해보겠다는 수준이라 원칙적으로 달라진 게 사실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구체적인 관세 타결은 없었고, 지향점만 제시한 것"이라며, 실질적 합의보다는 청사진에 가까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별의별 노력을 하더라도 25% 언저리에서 결국 타결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제 아래서 가장 밀접하게 경제 교류를 해온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25%의 관세를 적용한 점을 들었다.
그는 "캐나다, 멕시코에 25%를 부과했는데 한국이나 일본, 인도에 10%를 부과했다면 캐나다, 멕시코 공장들은 다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면 (미국은) 가장 최우방 국가와 또 다른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에서 조기 타결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에 대한 경계도 나왔다.
박 교수는 "어설프게 타결했다가 차기 정부의 또 다른 협상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을 바꾸는 걸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며, "'그때는 진짜 차기 정부가 아니라서 우리가 대충 절충한 거고, 더 내야 된다'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중국, 베트남 같은 국가들의 관세율과 같아지면 같은 수준의 페널티를 받은 것이고, 출발선이 똑같이 뒤로 물러난 거니 그건 또 다시 해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양보의 기준점을 경쟁 품목 국가의 관세율을 보고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섰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를 위한 양국 간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재무부장관은 또 다른 자리에서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그들은 자기들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것을 이행하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발언했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최 부총리의 언급과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베센트 장관의 발언 사이엔 속도차가 감지되고 있어, 우리의 의도대로 서두르지 않는 협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