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아버지의 사진이에요.” 마미테 훈데 센베타 씨(73·여)가 23일 하얀색 종이 안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한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사진 속엔 임신한 여성과 군복을 입은 남자가 손을 잡은 채 엄숙한 얼굴로 서 있었다. 이 사진은 1951년 센베타 씨의 아버지 훈데 센베타 씨가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으로 파병을 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어머니가 센베타 씨를 임신한 지 3개월이 됐을 무렵이다. 사진을 어루만지던 센베타 씨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아버지는 전쟁 때 강원도 화천에서 벌어진 한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들었어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네요….”● 마지막 가족사진 꼭 쥔 채 찾은 한국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센베타 씨는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에티오피아의 작은 마을을 벗어나 해외에 가는 건 생전 처음이었다. 30년간 매년 해외 참전용사를 국내로 초청하고 있는 경북 포항 양포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