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0년 동안 제주도의 부(富)는 대부분 농수축산업 중심의 1차 산업과 관광 산업 중심의 3차 산업에서 창출됐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발전소를 돌릴 화석연료조차 오직 바닷길을 통해 수급해야 했기 때문에 산업단지는 물론 제조업 자체가 자리 잡기 어려웠다. 실제 1937년, 제주 최초의 근대적 지역 개발 계획으로 꼽히는 ‘제주도개발계획’에서도 핵심 내용은 축산과 고구마 증산, 수산업 기반 항만 개발에 그쳤다. 1966년 국토종합개발계획법에 따라 제주도가 ‘특정 지역’(현재의 특구)으로 지정됐을 때도 기존 산업에 관광업만 추가됐을 뿐 산업 다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계획 경제의 한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제주상공회의소의 ‘2024 제주경제지표’에 따르면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중 서비스 산업이 7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농림어업(10.3%), 건설업(6.8%), 광업 및 제조업(3.8%)이 그 뒤를 이었다. GRDP의 89.8%가 농사, 어업,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