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21대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왔지만 충분치는 않다. 첫째, 20대 대선 결과와 21대 대선 결과 간의 표심 변화를 엄밀한 지역별·세대별·젠더별 득표율 분석을 통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준석 후보 지지표가 주는 의미가 젠더 갈등 차원에서만 과도하게 분석되었다. 오히려 그것은 보수 진영의 내란 반대표라는 점에서도 분석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보기에 지난 20대 대선 결과와 비교해 이번 21대 대선 결과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내란과 탄핵 사태는 보수를 분열시켰고, 그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이어졌다. 둘째, 내란과 탄핵 사태는 특히 40대 이상 세대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 증가로 나타났다. 셋째, 2030대 남성들은 과거보다 더욱 보수화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상당수는 이준석 후보 지지를 통해 내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보수의 분열로 승리한 이재명 후보, 내란 반대 보수에 심판당한 김문수 후보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이 적잖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옹호했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 대해 '국민적 심판'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 2위 간 격차가 8.27%P인 이번 대선 결과는 무엇을 보여주고 있나? 다음의 <표 1>은 지난 20대 대선과 이번 21대 대선에서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획득한 지역별(권역별·시도별) 득표율이다.
우선 <표 1>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20대와 비교해 각 지역별로 약 2%P 수준에서 고루 상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일부 지역은 다른 양상도 나타나는데, 세종시는 득표율이 3.71%P나 증가했고, 호남은 양 대선 득표율이 비슷했다.
양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전국 득표율의 증가 폭(1.59%P)은 크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보기 힘든 대목이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증가가 이 정도에 그쳤다는 것은 내란과 탄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보수 지지표가 이재명 지지표로 크게 이동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다른 한편 <표 1>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표가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지지로 나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보수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할 경우 그것은 경기와 인천, 세종 그리고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지지표가 분열은 되었지만, 축소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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