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출규제는 맛보기…전체 흐름 바꿀까 해"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아 가진 첫 기자회견은 그 동안의 성과보다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습니다.
부동산 투기 억제, 사법개혁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 연결해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이준규 기자
[기자]
네, 대통령실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 대통령실이 아닌 청와대에서 열렸군요?
[기자]
네.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를 제목으로 오늘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습니다. 장소를 청와대로 잡은 것은 오늘 기자회견 참석 인원 규모와 의미 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오늘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 20여명, 내신기자 119명, 외신기자 28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기 때문에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치러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날 행사는 기존 기자회견과는 다른 특징들이 있었는데요. 우선 대통령을 위한 연단을 철거해서 눈높이를 기자들과 맞췄습니다. 또 물리적 거리도 가깝게 당겨서, 가장 가까이 앉은 기자와 이 대통령과의 거리는 1.5m에 불과했습니다.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으로 지역 풀뿌리언론 8명을 초청해 화상회의 형식으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평소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을 받는 형식도 독특했습니다. 기존에는 질문을 사전에 취합해 순서를 정하거나, 아니면 현장에서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지목, 미리 함에 넣은 기자들의 명함을 뽑는 추첨, 마지막엔 질문이 부족했던 분야에 대한 재지목 등의 순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앵커]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준 기자회견이었군요. 분야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자유주제 순으로 진행됐는데, 우선 민생경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주제는 뭐였습니까?
[기자]
가장 주목을 끈 내용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대응 의지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는 와중에 투기적 수요가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에 대한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주에 시행된 대출규제가 다양한 부동산 정책 중 하나인, 일종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뜻도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 대통령]
이번에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죠. 부동산 관련된 정책 많아요. 수요 억제책, 공급 확대책, 공급 대책도 꼭 신도시에 신규 택지만 아니고 기존 택지들 재활용이나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수요억제책으로 지금 이거 말고도 많아요.
[기자]
하지만 공급을 마냥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면서 대규모 공급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린벨트를 해소해서라도 신도시를 만들자는 공급 찬성 측과, 계속 수도권에 집을 지으면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것 아니냐'는 반대 측의 의견이 모두 타당성이 있지만, 공급을 계속해서 늘려가다가는 지방균형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미 계획이 마련된 신도시는 건설하겠지만, 신규 공급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주식시장이나 추경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렸습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그 동안의 정책행보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돼 간다고 싶은 눈에 띄는 부분이 주식시장이라고 답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이 대통령 취임 후 3천을 넘어섰는데요. 이 대통령은 적절한 경제정책의 제시, 한반도 평화 안정화, 상법개정 등을 통한 제도개선이 있을 경우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당장 하루하루 때꺼리가 불안한 사람들에게는 15만원이나 50만원이라도 엄청나게 큰 돈이 될 수 있고, 또 재분배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효과를 거둘 경우, 다시 추경에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일단은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추진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입장은 어땠습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개혁, 그리고 권력기관 전반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검찰에 대해서는 부당한 수사들이 상당하다면서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이재명 대통령]
길게 얘기할 것 없이 기소 자체를 목표로 수사하는 그리고 기소에 맞춰서 사건을 조작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이 대통령은 현재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추석 전에 하자'면서 개혁안 마련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데, 제도의 얼개를 그때까지 만드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속도감 있는 개혁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기자회견 후 오찬은 비교섭단체 야5당하고 함께 했는데요. 야당과의 소통, 통합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자신이 이제는 야당이나 여당의 대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국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통합의 국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야당의 불만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수용해서 교정해야 하지 않겠냐며, 제1야당 대표와 만나는 영수회담 또한 정례화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이준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