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이재명 독주 체제, 국민의힘은 안갯속
[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국민의힘은 일단 대국민사과와 함께 승복 의사를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내란 사태를 막아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국회 나가 있는 박희원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헌재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했어요. 사실상 당장 내일부터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는 건데요. 각 당 분위기 전해주시죠.
[기자]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찬성파를 색출해야 한다", "찬탄파와 같이 앉아있을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일부 나왔을 정도로 격앙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분출되고 있지만 우선 지도부는 승복 메시지를 냈습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헌재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는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국민의힘은 헌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합니다. 생각과 입장 다를 수 있겠지만 헌재 판단은 헌정 질서 속 내린 종국적 결정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고무된 분위깁니다.
파면이 확정되자마자 민주당 지도부가 모여 있던 당대표 회의실에선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 목소리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총칼과 탱크 앞에 맞선 국민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장병들의 용기가 오늘 이 위대한 빛의 혁명을 이끌었습니다.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가 열렸는데요. 민주당은 최상목 부총리 탄핵안을 바로 표결에 부치지 않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비상계엄을 해제한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도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앵커]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조기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는 거죠?
[기자]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대선은 오늘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져야 합니다.
대선 날짜는 60일을 꽉 채운 6월 3일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이렇게 가정하면,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일 50일 전인 4월 14일까지 선거 날짜를 확정해야 합니다.
각 당은 4월 11일까지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그 다음날인 12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됩니다.
경선을 통해 본선 후보가 정해지면 이 후보들은 5월 10일부터 11일 사이 대선 후보 등록을 해야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3월 10일 헌재 결정이 나온 지 5일 뒤에 황교안 당시 총리가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조기대선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그 해 대선은 궐위 뒤 정확히 60일이 지난 5월 9일에 치러졌구요.
선거운동 기간은 보통 대선과 마찬가지로 선거 전날까지 22일 동안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각 당 경선 일정은 윤곽이 좀 잡혔을까요?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경선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적으로 나온 게 없습니다.
다만 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헌당규상 일단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하는데 다음주 월요일쯤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명계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도 경선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 김동연 지사는 "마침내 국민이 이겼다. '빛의 혁명'이 승리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상황은 민주당과 달리 훨씬 복잡합니다
우선 내부적으론 지지층을 달래고, 조기 대선을 고려해 부동층과 무당층 표심도 잡아야 하는 이중고에 맞닥뜨렸습니다.
당장 그제 재보궐선거에서도 참패를 확인한 만큼, 여론을 반등시키기 위한 쇄신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지만 당내 경선 일정과 의원들의 여론을 감안하면 현재 권영세·권성동 '투톱' 체제를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선 룰 세팅도 초미의 관심삽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당시 1차 경선과 2차 본선으로 최종 후보를 가렸었는데요,
이번에는 경선 컷오프를 3명으로 할지, 4명으로 할지 등을 놓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선 구도는 친윤계와 비윤계 주자들이 각각 '배신자론'과 '책임론'을 제기하며 거칠게 치고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관계 설정은 물론, 당원권 유지 여부 등 거취 문제 역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다만 친윤계와 비윤계라는 경선 구도 자체는 가져가더라도, 상위권 주자들의 면면은 다소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왔지만, 결집세가 느슨해지면서 선두주자가 누가 될지는 안갯속인 상황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도 출마 준비를 해왔고 중도 보수 쪽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오늘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아직까지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또다시 파면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끝이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자"고 했고, 안 의원은 "헌재 판결은 존중한다", 유 전 의원은 "보수 재건에다 힘을 모아주시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