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광장을 넘어서 반올림과 연대하는 말벌 동지들을 만나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아래 반올림)은 6월 27일 오후 3시 비정규직노동자의 집 꿀잠에서 말벌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반올림을 만나고, 반도체특별법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며 반올림과 결합해온 말벌 동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가장 먼저 광장 전후에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찬우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광장 전에는 관성처럼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었으나 광장 이후에 생각이 바뀌었다. 연구는 내가 아니어도 할 사람 많은데 굳이 내가 해야 돼? 라는 생각이라면 활동은 내가 해야 될 것 같다"고 진로에 대한 생각 변화를 밝혔다.

가든은 "이번 광장 이전에는 한 번도 집회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지금은 집회와 투쟁현장이 일상이 됐다. 다만 인생의 큰 변화로 만들지는 않으려고 한다. 최대한 오래 할머니가 되어서까지 연대시민이 되고 싶고 이를 위해 밸런스를 맞춰가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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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말벌 동지들에게 지금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디에 연대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조찬우는 "고공농성 투쟁사업장 위주로 많이 갔었고, 파면이 될 때쯤 반올림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고 언젠가부터 깃발을 들게 되었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날 의도치 않게 반올림 깃발을 부러뜨리고 그 이후에 계속 들게 되었다"며 반올림 깃발을 들게 된 계기를 나누었다.

베라는 "주축으로 하는 투쟁현장이 흐릿하다. 사람들이 안 갈 것 같은 현장 위주로 가려고 했다. 1인분 역할을 크게 할 수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절한 곳 위주였다. 그럼에도 특히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투쟁에 마음을 쓰고 있다. 스스로가 학교 밖 청소년이고 고등학교를 안 갔던 이유가 학교가 여성차별, 성소수자 혐오를 견딜 수 없어서였는데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3월 6일과 3월 15일에 반올림에서 두 차례 진행한 고 황유미 18주기 추모제와 방진복 행진 장면을 담은 영상도 함께 시청하였다.

가든은 "3월 15일은 김형수가 고공에 올라간 날이고 공연도 있었어서 집회 가서 엄청 지쳐있었다. 방진복 입은 동지들과 피켓팅을 하려고 서있기만 했었다. 그러다 '반도체특별법 폐기하라'고 서너 번 외치기 시작했다. 목이 아파서 멈추니까 옆에 있는 동지가 대신 외치고, 그러다 뒤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모두가 거의 1시간을 쉬지 않고 계속 외쳐주었다"고 그날의 기억을 전했다. 누군가의 작은 용기가 침묵의 피켓팅을 힘찬 연호의 현장으로 바꾸었다.

조찬우는 "맨 앞에서 현수막과 영정사진을 번갈아 들고 있었다. 시민들이 우리가 몰라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펑펑 눈물이 났다. 어떤 분이 손수건을 주고 갔다"고 경험을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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