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끔찍했던 기억 마주해야 트라우마 치료 가능”

131493696.4.jpg“제가 탄 차가 갑자기 휩쓸렸어요. ‘쿵’ 소리가 나더니 무릎이 아팠고 몸이 눌리는 것 같더니…. 그다음은 기억이 안 나요. 정신을 차려 보니 병원이었어요.” 눈을 감은 채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잇던 여성. 맞은편에 앉은 다른 여성이 차분하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생각이 드나요?” “어…. 뭐지? 이게 뭐지?” “냄새는 없나요?” “잘 모르겠어요.” “쿵 소리가 났을 때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16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교통사고 생존자의 상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트라우마 치료자의 실습 장면이었다. 지난달 영남권을 휩쓴 대규모 산불과 지난해 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 곳곳에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트라우마 치료자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이들 곁에서 함께 견디며 회복을 돕는다. 언젠가 닥쳐올지 모르는 누군가의 그날을 대비한 트라우마 치료자의 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가장 끔찍한 기억 피하지 않아야 치료 국립정신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