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 실패가 극우 키워...윤 파면됐지만 앞날 더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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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끝에 한국 사회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동일한 역사를 8년 만에 반복하는 출발점에 다시 섰다. 8년 전인 2017년 3월 10일에도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오늘처럼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에 열렬히 환호하며 부둥켜안고 발을 굴렀다. 그때 과연 8년 뒤 이곳에서 같은 일이 되풀이될 거라 예상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

윤석열 파면 8년 뒤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는 나아졌을까? 더 이상 헌재 앞에 자리를 깔고 새우잠을 자고, 거리에서 마주친 시위대끼리 서로 욕을 하고 폭동을 일으키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공동체가 됐을까? 그때쯤 우리는 스스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징후는 감지됐다. 지난 1월 19일 윤석열 구속에 반발한 극우 세력은 새벽에 서울서부지방법원을 깨부수고 들어가 판사를 색출하러 다니는 초유의 폭동을 일으켰다. 폭력을 부추기는 극우 집회는 주말을 거듭할수록 세를 불렸고, 극단적 정치 유튜버들이 급증했다. 국회 탄핵안 가결 무렵 때만 해도 공고한 것 같았던 탄핵 찬성 여론(2025년 12월 12일 한국갤럽 조사 탄핵찬성 75% - 탄핵반대 21%)은 해가 바뀌며 점차 쪼그라들더니 선고 직전에는 탄핵찬성 57% - 탄핵반대 37%(2025년 4월 3일 한국갤럽 조사)까지 좁혀졌다.

이는 8년 전 박근혜 탄핵 직전의 탄핵찬성 77% - 탄핵반대 18%(2017년 3월 2일 한국갤럽 조사) 여론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국회에 무장한 군대를 투입한 윤석열에 대해서조차 대중의 판단이 하나로 모이지 못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말 괜찮은가. 파면은 했지만,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122일간 한국 사회가 새롭게 목격해야 했던 극우의 진전, 제도를 향한 물리적 폭력, 리더십의 와해, 그리고 도처의 혼란 근저에 켜켜이 쌓여있는 중산층 아래의 불만까지 함께 해소된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모두가 한마음이었던 8년 전 탄핵… 사회경제적 개혁 못해 극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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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이후, K-민주주의와 문화정치>(2020)를 쓴 천정환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전 국민적 기대를 받았던 민주당 정부가 사회 개혁에 실패하면서 8년 전으로부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반환점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천 교수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박근혜 탄핵 촛불 국면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원했던 건 비단 탄핵이나 정권 교체만이 아니라 그걸 넘어서는 사회 경제적인, 총체적 개혁이었다"라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은 '조국 사태'로 인해 대중들에게 오히려 사회 불평등을 재확인시켰고, 부동산 자산 가격의 앙등을 유발하면서 촛불 연합의 해체를 야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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